Page 56 - 2021년10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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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가을 바다에 맛이 든다




            충남 태안 바다에 가을 맛이 들었다. 튼실하게 살 오른 꽃게, 탱글탱글한 대하, 고소한 전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생물이어서, 어떤 계절보다 살이 오르는 가을이어서
            넘치도록 탐할 수밖에 없는 가을맞이 미각 여행.





            가을엔 서해 바다로 떠나겠어요                                  수 있다고 하니 올가을 전어구이를 먹는다면 한번 따라 해

            가을 바다는 맛있다. 여름 내내 바다가 안아 키운 생물을                   볼 것.
            우수수 쏟아내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동해, 남해, 서해 중                  전어가 오면 곧이어 대하도 뒤따라 온다. 대하가 오면 본격
            에서 꼽자면 서해가 단연 최고다. 일단 집 나간 며느리도                   적으로 가을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대하는 9월에 접어들
            불러들인다는 전어가 온다. 밴댕이 못지않게 성질이 급한                    면서부터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시작하는데, 이맘 때가 영

            전어는 물 밖으로 나오면 빨리 죽기 때문에 산지에서 먹어                   양이 가장 풍부하고 씹는 맛이 좋다. 싱싱한 가을 대하는
            야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다. 뼈째 숭숭 썰어 갖은 채소와                  회로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대가리를 떼어내고, 껍데기를
            함께 초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전어의 차지고 부드러운 맛                    훌훌 벗겨 초고추장에 콕 찍어 먹으면 생대하의 달큼한 맛

            이 고스란히 느껴져 좋고, 석쇠에 올려 구워 먹으면 고소한                  과 쫀득한 식감이 혀를 황홀하게 마비시킨다. 이렇게 생대
            기름 맛이 일품이다. 미식가들은 노릇노릇하게 구운 전어                    하 맛에 길들이면 소금구이는 여간 잘하지 않고는 퍽퍽해
            를 통째로 들고 대가리부터 꼭꼭 씹어 먹어야 참맛을 느낄                   서 맛없게 느껴질 정도. 회로 먹든 소금구이로 먹든 떼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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