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2021년 2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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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역사의 쓸모』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인 역사 사용법
이 책은 그런 저자가 역사에서 찾은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을 통해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으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넘나들며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자신만의 궤적을 만들며 삶을 살아간 이들을 멘토로 소환한다.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역사에서 답을 찾다 삶을 살기 위한 22가지 통찰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시대에 ‘쓸데없다’는 말은 치명적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인 단점이다. 그 무엇이든 쓸모를 증명하지 못하면 천덕꾸 역사 속 인물을 소개하며 그들의 삶에서 어떤 통찰을 얻는
러기 신세를 피하기 어렵다. 수백 년, 수천 년 전 이야기를 다. 죄인으로 기억되지 않기 위해 500여 권의 책을 집필한
배우는 역사가 고리타분하고 쓸데없는 공부의 대명사로 취 정약용, 출신의 한계를 비관하며 절망하는 대신 새로운 나
급받아온 것도 오래된 이야기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경쟁 라를 만들기 위해 판을 짠 정도전,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과 효율을 우선순위로 두는 기업의 경영진이 가장 탐닉하 위해 일생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이회영 등 자신만의 궤적
는 학문 역시 역사다. 경영에 도움이 되고 미래를 대비하는 을 그리며 살다간 인물을 여럿 소개하며 ‘한 번뿐인 인생,
데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 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역사에 심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회를 제공한다.
『역사의 쓸모』는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책이 아니다. 인생을 사는 동안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때마
오히려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 다 막막하고 불안함을 느낀다면 역사 속 인물을 멘토로 소
을 알려주는 역사 사용 설명서에 가깝다. 이 책을 통해 더 환해 흔들리고 무너지기 쉬운 인생길에 든든한 조력자로
이상 역사가 외울 것이 많은 골치 아픈 암기 과목이 아니라 삼기를 권한다. 수많은 사람의 선택과 그 결과를 돌아보면
현시대의 맥을 짚는 유용한 무기라는 것을 확인한다면, 삶 어떤 선택이 나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할 것인지 예측할
의 모든 영역에서 역사의 교훈을 사용할 수 있는 역사 사용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를 억압하는
법을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다. 삶이란 문제에 역사보다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 품위 있는 선택을 하고, 역사 앞에
완벽한 해설서는 없기 때문이다. 서 떳떳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
자료제공 교보문고
지은이 최태성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EBS 역사 자문위
원, 국사편찬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모든 강의의 1강을 ‘역사는 왜 배우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시작
하는 그는 “역사를 공부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왜’라고 묻고, 그 시대 사람과 가슴으로 대화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라
고 강조하며 진정성 넘치는 태도로 듣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56 february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