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2023년1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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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약이 되는 식습관 제철 식재료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식재료의 영양소는
약선의 기본 원리는 사기오미와 음양오행이지만, 전문가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여름이 제철인 오이를 겨울에도
가 아닌 이상 이와 관련한 모든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할 수 먹을 수 있지만, 겨울 오이는 여름 오이보다 영양소가 떨어
는 없다. 또 약재를 구입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일 또한 진다는 것이다.
쉽지 않다. 약선을 보다 쉽게 일상식에 적용할 수 있는 방 약선 원리에 의하면 제철에 나는 식재료만큼 우리 몸에 이
법은 없을까. 로운 것은 없다. 우리 선조는 봄이 되면 언 땅을 뚫고 올라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약선이라고 하면 온 냉이, 달래, 쑥, 봄동 등 땅기운 가득한 나물을 먹으며
반드시 약재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약선이 일반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여름부터는 본
음식과 다른 점은 약재를 사용해 질병을 치유하고 몸을 보 격적인 농사철이라 신체 활동이 왕성해지는데, 이맘때면
양하는 것이지만, 때와 상황에 따라 약재를 사용하지 않고 각종 채소와 과일이 무르익기 시작해 수분과 영양을 보충
식재만으로도 충분히 그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할 수 있다. 가을은 추수철이다. 이맘때 나는 농산물은 장
약선이 자연의 순리에 상응하는 원리에 기반한다는 점을 기간 보관이 가능한 쌀, 고구마, 배추 등으로, 이를 잘 거
주목하면 보다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제철에 나는 둬들여 말리고 저장해 겨울을 난다. 이 과정에서 발달한 것
식재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요즘엔 농작물 재배 시설 이 절기음식이고, 향토음식이다.
이 발달하고, 지역과 나라 간의 교류가 활발해 계절과 상관 농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 민족은 자연의 변화에 맞게 발전
없이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제철에 나는 해왔고, 신체 역시 그에 순응할 때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
식재료와 비닐하우스 등 시설에서 재배하거나, 장거리를 할 수 있다. 즉, 음식이 약이 되게 하는 것이 약선의 기본 원
이동하기 위해 보존료를 사용한 식재료와는 분명 차이가 리라면, 우리는 그 답을 제철 식재료에서 찾으면 된다.
있다. 약선 전문가인 최만순 한국전통약선연구소 소장은 출처 <뉴트리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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