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20212년2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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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또 다른 이름
명태는 한류성 어류로 북태평양 해역에 널리 분포한다. 그
래서 동해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명태가 많이 잡히고,
겨울 내내 밥상이 푸짐했다. 계절에 따라, 말리는 방법에
따라, 잡는 방법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전부 다른데, 갓 잡
아 싱싱하면 생태, 얼리면 동태, 얼리고 녹이기를 반복하
면서 말리면 황태, 그냥 말리면 북어, 검게 말리면 먹태,
하얗게 말리면 백태, 딱딱하게 말리면 깡태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별명이 많다. 미세한 변화가 곧 이름이 되는 생선이
명태인 것이다. 그중 내장을 제거한 다음 코를 꿰어 반만
건조시킨 명태를 코다리라고 부른다.
이제는 눈 씻고 찾아도 보기 힘든 국민 생선
이토록 명태를 가리키는 명칭이 다양한 이유는 동해지역에 말리는 동안 응축되는 맛과 영양
서는 지나가던 개가 명태를 봐도 먹지 않았다는 말이 전해 훌륭한 냉장 시스템이 발달한 지금은 예전만큼 부패할 걱
질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흔한 생선이었기 때문. 하 정이 별로 없는데도 말린 생선을 즐겨 먹는다. 생물로는 느
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자취를 감추더니 이제는 낄 수 없는 생선의 맛과 영양을 즐기기 위해서다. 말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 과정에서 생선 비린내가 사라지고, 생선살에 있는 자체 효
으나 지구온난화·해류 변화·무분별한 어획과 관련한 설이 소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면서 맛이 한층 좋아진
거론되고 있다. 명태를 다시 우리 바다에서 잡는 그날을 위 다. 코다리 역시 명태보다 아미노산을 더 많이 함유하며,
해 국립수산과학원은 2009년부터 포상금을 걸고 명태 현 말리는 동안 살이 탄탄해져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상 수배를 시작했고, 최근 들어 명태 완전 양식에 성공했다
는 소식이 전해졌다. 머지 않아 우리 바다에서 자란 명태가 평범한 코다리를 화려한 요리 세계로
다시 밥상에 오른다니 그날을 기대해보자. 보통 생선 요리를 할 때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갖은 방법
을 동원하지만, 코다리는 맛술이나 후추를 살짝 뿌리면 그
찬 바람에 명태를 반만 말려서 탄생 만이다. 살에 탄력이 있어서 요리하는 동안 모양이 흐트러
지금처럼 냉장 운송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동 질 걱정도 없다. 완전히 말린 북어보다 부드러워서 반찬으
해에서 잡은 명태를 다른 지역으로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로 많이 만드는데, 알려진 조리 방법은 다양하지 않다. 기
서는 완전히 말려야 했다. 그래서 동해안 지역에 사는 사람 껏해야 콩나물을 넣고 조리거나 튀겨서 매콤달콤한 양념에
이 아니면 동태나 북어를 주로 먹었다고 한다. 북어보다 조 버무리는 정도다. 이번엔 코다리를 튀겨서 새콤달콤한 소
금 덜 말려서 꾸덕꾸덕한 상태가 바로 코다리다. 비록 말린 스에 양상추와 함께 먹는 코다리유린기와 입에서 살살 녹
생선이지만 건조 기간이 보름을 넘지 않아 촉촉하고 쫀득 는 순두부를 이용한 코다리찜을 해보는 건 어떨까. 평범한
한 맛을 유지하며, 요리에 활용하면 감칠맛이 배어나 음식 코다리를 색다르게 선보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맛을 한층 살려주는 식재료다. 출처 <뉴트리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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