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20212년2월 라이온지
P. 61
밥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콩 관찰할 때 활용하는 콩이 바로 강낭콩이다. 중국 남쪽에서 온 콩이라
콩 종류는 어마어마하게 다양하지만 발견한 가짓수에 비해 우리가 평 서 ‘강남콩’으로 부르다가 강낭콩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식용으로 본
소 식재료로 자주 사용하는 콩은 그리 많지 않다. 그중 우리나라 사람 격 재배하기 시작한 건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여러 품종을 도입하면
들의 식생활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콩은 한반도가 원산지 서부터다. 강낭콩은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어디서 많이 본 콩인데 이
인 대두다. 주로 보들보들한 두부를 만들거나, 짜서 기름으로 사용하 름을 잘 모르겠다면 강낭콩에 속할 확률이 높다. 멕시코 요리에 자주
거나. 간장에 조려 콩장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대두라는 이름 등장하는 블랙빈, 무늬가 독특한 호랑이콩, 울타리 밑에서 잘 자라는
은 알아도 노란빛을 띤 실물을 마주할 일은 적다. 메주를 만드는 콩이 울타리콩 모두 강낭콩에 속한다.
라서 메주콩으로도 불리는데, 대두를 메주로 만들어 발효시키면 콩의 우리가 금방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식생활 곳곳에서 다양하게 활용하
효능이 더욱 커진다. 메주를 기본으로 각종 장을 만드는 우리나라에 는 녹두 같은 콩도 있다. 녹두는 빈대떡뿐 아니라 당면, 청포묵, 숙주
서는 끼니마다 장류 음식이 거의 빠지지 않기에 효능이 더 좋아진 대 나물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두를 매일같이 먹고 있는 셈이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부를 맑게 하고, 철과 카로틴이 풍부해 아
노란빛을 띠는 대두가 있다면 온통 새카만 검은콩도 있다. 검은콩은 이들의 성장 발육을 돕지만 몸을 차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평소
다른 콩에 없는 안토시아닌을 함유해 항산화의 대명사이자 블랙 푸드 몸이 찬 사람이 많이 먹으면 그다지 좋지 않다.
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서는 서리태, 서목태, 흑태를 많이 접 옛날부터 주술적 의미를 지녀 우리나라에서 식재료 이상의 역할을 한
할 수 있다. 서리태는 생육 기간이 길어서 10월에 서리를 맞은 뒤에나 콩도 있다. 붉은색이 매력적인 팥이다. 고사를 지낼 때나 경사스러운
수확한다고 해서 서리태로 불리기 시작했다. 겉은 검지만 속은 파란 날 팥떡을 만들고, 동지가 되면 팥죽을 쑤고, 베개 안에 팥을 넣는 등
모양이 특이해 속청이라는 별칭도 있다. 잘 무르는 성질이 있어 밥과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자 행한 풍습에는 꼭 팥이 등장하는데, 실제로
떡에 넣으면 부드럽게 어우러지며 콩자반으로 만들어도 맛이 좋다. 한방에서는 팥을 대표적 양기 식품으로 본다. 비타민 B1을 현미보다
서목태는 체내에 들어가면 파괴된 인체 조직을 빠른 속도로 회복시킬 많이 함유하며, 이뇨 효과가 뛰어나고 해독 작용이 탁월한 팥은 쌀·
만큼 해독력이 뛰어나 예부터 약콩으로 알려졌다. 표면이 아주 새까 보리·잡곡 등과 함께 혼식용으로 사용하거나, 떡고물·양갱·팥빙수·
맣고 다른 콩에 비해 훨씬 작은 모습이 쥐의 눈 같다고 해 쥐눈이콩이 죽 등을 만들 때 활용한다. 요즘은 각종 빵과 떡에 팥소를 넣는 경우
라고 하는데, 사실 서목태의 ‘서목’이 쥐의 눈을 뜻하는 한자어다. 우 가 많다.
리의 선조는 집집마다 기침과 열병을 치료하거나 해독약으로 사용하 마치 배꼽처럼 정중앙에 놓인 검은 무늬가 튀어보이는 동부는 다른
기 위해 상비약처럼 서목태를 조금씩 재배했다. 지금도 서목태는 식 콩에 비해 칼로리가 낮으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준다. 중
초에 담근 초콩으로 만들어 약처럼 먹는다. 흑태는 검은콩 중 가장 크 앙아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알려졌는데 외국
며 다른 검은콩과 영양 성분은 비슷하다. 맛이 담백하고 고소해서 밥 에서는 수프, 샐러드, 볶음 요리에 사용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밥에 넣
에 넣거나 콩조림할 때 주로 쓴다. 어서 혼식하거나 떡고물이나 과자를 만들 때 사용한다. 떡의 소로 넣
학교에서 과학 수업에 자주 등장하는 콩이 있다. 씨앗의 발아 과정을 으면 고소한 맛에 쫄깃한 식감이 좋다. 출처 <뉴트리앤>
FEBRUaRy 2022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