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2021년 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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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저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의 한국 출간을 기념하여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서문을 보내왔다.
            서문에서 그는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이루었지만,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한국사회의 모습에서
            역사 법칙의 어두운 한 단면을 읽어낸다.






            인간은 마침내 신이 될 것인가                                  받아온 인류가 이제 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인간의 지
            《사피엔스》는 약 135억 년 빅뱅으로 물리학과 화학이 생겨                 적설계로 만들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나고 약 38억 년 전 자연선택의 지배 아래 생명체가 생겨
            나 생물학이 생기고,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이 발                 유발 하라리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여 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개척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유발 하라리는 서문에서 한국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시작한다.                                             기술적 성취를 이루었지만, OECD 국가 중 자살률은 1위
            저자는 역사 발전 과정의 결정적인 일곱 가지 촉매제로 불,                  다. 행복도 조사에서도 멕시코, 콜롬비아 등 저개발 국가

            뒷담화, 농업, 신화, 돈, 모순, 과학을 지목했다. 인지혁명                들보다 뒤처져 있다.
            의 시작으로 불을 지배함으로써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                    이에 저자는 “이는 가장 널리 통용되는 역사 법칙의 어두
            선 인간은 언어(뒷담화)를 통해 사회적인 공동체를 형성하                   운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는 매우

            게 되었고, 수렵채집인에 머물던 인간은 농업혁명을 통해                    능숙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는 그리 능하지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를 경험한다. 늘어난 인구를 통제                     못하다”(10쪽)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또 남한과
            하는 강력한 무기는 종교, 계급, 권력 등 허구의 신화들이                  북한의 예를 통해 한 민족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

            다. 농업의 발달은 부의 증가와 정착생활로 이어졌고, 사                   에 따라서 사회 변화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도 보
            람들은 돈을 맹신하게 되었으며, 돈의 맹신은 사회적 모순                   여준다. 한 세기 안에서 식민지배와 전쟁을 겪었고 폐허 속
            을 야기한다. 500년 전 과학혁명은 우리에게 이전 시기와                  에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이라는 사회가 보여준 사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열어보였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                   례를 통해, 인류가 멸종할 것인지, 더 나은 진보를 이룩할

            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                   것인지, 어떤 것에 방점을 두고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지
            하게 할지도 모른다.”(19쪽) 40억 년간 자연선택의 지배를                인류가 함께 고민하자고 한 번 더 강조한다.





               지은이   유발 하라리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나, 2002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세계사 연구는 유튜브 등의 동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전 세계 8만 명 이
               상이 그의 수업을 듣고 있다. 2009년과 2012년에 ‘인문학 분야 창의성과 독창성에 대한 폴론스키 상’을 수상했고, 2012
               년에 ‘영 이스라엘 아카데미 오브 사이언스’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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