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2021년 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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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부드러운 동양의 견과류
            밤





            “조심해요! 제가 머리로 툭! 떨어지면 무척 아프거든요.”                  께 드리라고 했어요. 그러면 그 못된 시어머니는 돌아가시
            저는 고슴도치처럼 쭈뼛쭈뼛 가시가 많은 옷을 입고 있으                    게 될 거라면서요. 그로부터 1년 후, 정말 못된 시어머니는

            니까요. 그러니 절 만나러 올 때는 꼭 모자를 쓰고 장화를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거예요. 대신 온화하고 인자한 시어
            신고 와야 해요. 아 참! 장갑과 집게도 잊지 마세요. 맨손으                머니가 있었죠. 한의학적으로 익은 밤은 열을 아래로 내려
            로 만지면 가시에 찔려 피가 날지도 몰라요. 제가 너무 겁                  화를 다스려준다고 해요. 이러한 효과와 달콤한 맛 때문에

            을 주었나요? 하하. 겁먹지 마세요.                              옛 선조들은 밤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래서 밤나무에서 밤
            겉으로 보기에 가시 때문에 까칠하고 날카로워 보이지만                     송이가 마구 떨어지거나 밤을 줍는 꿈을 꾸면 사람들은 태
            알고 보면 어떤 식재료보다 따뜻하고 부드럽답니다. 요즘                    몽이나 재물이 들어오는 등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었대요.

            엔 호두, 아몬드, 캐슈너트, 헤이즐넛 등 다양한 견과류를                  돼지꿈만큼이나 밤은 복을 부르는 꿈의 상징인 것이죠.
            즐겨 먹지만, 저는 오랫동안 동양에서 사랑받고 여전히 사                   요즘도 밤의 인기는 여전하답니다. 밤이 지역 특산물인 곳
            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견과류 중 하나예요. 고슴도치처럼                   에서는 수확 철이 되면 밤 줍기 체험과 밤으로 새롭게 개발
            가시가 많은 동양 대표 견과류인 제가 누군지 짐작이 가시                   한 밤 요리를 선보이는 등 재미있는 축제를 열어요. 그중에

            죠? 저는 토실토실하고 달콤한 밤입니다.                            서도 충남 공주 밤 축제가 그렇게 유명하다죠. 그래서인지
            동양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이 밤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우리나라만큼 밤을 자주 먹고 요리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있어요. 서양에서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주로                    나라도 없는 것 같아요.
            나고요.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밤이 크기가 크고 맛이 좋기                   서양에서도 밤 사랑은 유명해요. 추수감사절이면 밤으로
            로 유명하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전해져온 밤                     빵이나 케이크를 만들어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눠 먹는다
            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성격이 불같은 시어머                   고 합니다. 수확한 음식에 대한 감사와 서로의 안녕을 기원

            니와 그 아래서 매일매일 시집살이에 고된 나날을 보내던                    하는 좋은 날에 제가 함께할 수 있어 무척 기뻐요. 2021년
            며느리가 있었대요. 구박받는 며느리를 불쌍하게 여기던                     도 저와 함께 건강하고 활기차게 시작해볼까요?
            한 한의사가 며느리에게 1년간 익은 밤을 3알씩 시어머니                                                      출처 <뉴트리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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