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2025년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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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상남도 돼지국밥
돼지국밥은 2013년 4월 기준으로 부산 710개, 경남 795개로 부산과 경상남도에 가장 많은 점포
를 형성하고 있다. 경남 밀양 퇴로리에서는 여전히 1년 농사를 마친 후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하
고 겨울을 나기 위해 마을 잔치를 벌이는데, 이때 돼지를 한 마리 잡아 국밥을 끓인다. 돼지국
밥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분명한 점은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 외에 경상남도 진주에는 진주온반이 유명하다. 평안도에서 밥 위에 녹두전이나
두부전을 올린 다음 고깃국을 부어 온반으로 먹듯이, 밥 위에 빈대떡을 올리고 진한 국물을 부
어 먹는 일종의 국밥이다. 다만 대중의 입맛에 잘 맞지 않는지 전국으로 퍼지지 않았다.
전라북도 전주 콩나물국밥
언젠가부터 전주 하면 비빔밥보다 콩나물국밥이 떠오른다. 이렇듯 전주에서 콩나물국밥이 유명
해진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전주의 콩나물이 맛있기 때문. 전주에서 콩나물국밥은 크게 두 가
지로 나뉜다. 하나는 오징어를 베이스로 한 육수를 사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콩나물 자체로
만 맛을 낸 것이다. 또 하나의 선택 기준이 있는데 달걀을 따로 먹을 것인가, 아니면 국물에 넣
고 같이 먹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탕수육 부먹파와 찍먹파가 나뉘듯,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달걀에 뜨거운 국밥 국물을 조금 넣고 반쯤 익혀서 먹는 부류와 아예 국밥에 넣고 섞어서 먹는
부류로 첨예하게 갈린다. 한입 먹으면 배속 저 밑에서부터 시원하다는 소리가 올라온다.
전라남도 나주 곰탕
나주 곰탕의 유래는 조선시대 초기 나주에서 처음 장시(場市)가 열렸다는 기록에서 찾을 수 있
다. 대부분의 국밥이 장터에서 만들어졌듯 나주에서도 국밥을 즐긴 것이다. 특이한 건 다소 값
비싼 곰탕을 팔았다는 사실인데, 이는 넓은 곡창지대가 있어서 주로 벼농사를 짓다 보니 소가
흔했기 때문. 어려운 시절 국밥에 쇠고기와 내장을 듬뿍 담아주던 인심은 장사꾼의 마음을 움직
였고, 입소문만으로 나주 곰탕이 전국에 퍼졌다. 원래 곰탕은 고기를 위주로 고아 내는 것으로
설렁탕과 차이점이 있었으나 요즘은 큰 차이가 없다. 나주 곰탕은 뼈와 고기를 함께 끓이면서
기름을 계속 걷어내 국물이 맑고 진하다.
전라남도 매생이굴국밥
매생이굴국밥은 흔히 볼 수 있는 국밥은 아니다. 심지어 탄생 배경조차도 베일에 싸여 있다. 하
지만 고기를 주재료로 활용하는 다른 국밥과 달리 전라도는 주로 해산물을 이용하는 경향이 두
드러지고, 그중 매생이는 전라남도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물이라는 점을 미뤄보아 남도 지역에
서 처음 먹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정약전이 <자산어보>에서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극찬한 매생이는 원래 김 양식장에서 발
생한 잉여 생산물이었으나, 식재료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하면서 먹기 시작했다. 여기에 굴까
지 더한 매생이굴국밥은 시원한 국물 맛이 끝내준다. 출처 <뉴트리앤>
january 2025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