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2025년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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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곤지암 소머리국밥
소는 조선시대부터 전국적으로 기른 만큼, 소머리국밥은 많은 지역에서 접할 수 있다. 다만 그
중에서도 곤지암읍의 소머리국밥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곤지암 소머리국밥이
지금처럼 유명해진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예부터 곤지암은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갈 때 꼭 지나쳐야 하는 길목이어서 선비에게 인기가 많았다는 설이 있긴 하나, 곤지암 소머리
국밥의 등장을 1970년대 중반인 비교적 최근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사골을 우려낸 물에
소의 혀, 귀, 주둥이 등을 넣고 3시간 끓이다가 식당에 따라 무, 인삼, 찹쌀가루를 더하기도 한
다. 국물 맛은 깔끔하고 담백하다.
충청북도 괴산/영동 다슬기국밥
다슬기는 이름이 하나인데 별명은 여러 개인 대표 식품이다.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경상북도에
서는 고디, 강원도에서는 골팽이 또는 달팽이 등 지역별로 다슬기를 부르는 명칭이 제각각이다.
그중에서도 충청도 다슬기가 유명하다. 다슬기는 주로 물이 맑은 하천에서 잡히기 때문. 충청도
에서는 다슬기를 올갱이 또는 올뱅이라고 불러 국밥도 올갱이국밥, 올뱅이국밥이라고 한다. 다
슬기를 삶은 다음 건져서 바늘을 이용해 살을 다 빼내고, 삶은 물에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서 끓
이다가 부추, 아욱, 다슬기살을 넣고 끓인 다음 밥을 말아 먹는다. 짙은 장국은 구수하고, 국밥
속에서 고운 초록빛을 띠는 다슬기를 씹으면 입안에 퍼지는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다.
충청남도 병천 순대국밥
천안시 병천면은 천안 삼거리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해 과거에 장사꾼이 자주 드나들던 곳으로,
정기적으로 병천장 또는 우리말로 아우내장이 열렸다. 곳곳에 국밥집이 자리했는데, 이 국밥에
본격적으로 순대를 넣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무렵이다.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육가공품 공장
이 근처에 생기면서 공장에서 남은 내장이 장터로 나왔다. 장터 사람들은 이 내장에 각종 채소
와 선지를 넣어 먹음직스러운 순대를 만들었고, 이렇게 20여 가지 채소를 다져 넣고 만든 커다
란 순대는 병천순대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사골을 우린 다음 병천순대를 넣어 한소끔 끓인
순대국밥은 진한 국물에 구수한 순대를 하나씩 올려 먹는 맛이 참 좋다.
대구/경상북도 따로국밥
수도권에서는 쇠고깃국 하면 맑은 국물을 떠올리지만, 경상도에서는 얼큰한 쇠고깃국이 대표적
이다. 국물을 끓이는 방법, 넣는 식재료, 고기 고명 등에 따라 8~10종으로 나뉜다. 특히 육개장
과 따로국밥이 한데 엉키면서 둘을 동격으로 놓는 데가 많은데, 일단 육개장은 사골에 등심을
결대로 찢어서 고사리와 토란대를 넣고 끓이는 반면, 경상도식 따로국밥은 장터 국밥과 민가의
쇠고깃국이 섞이면서 사골 국물에 대파와 선지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선지를 사용
하는 특징 때문에 선지국밥이라고도 한다. 선지를 더해 끓인 만큼 특유의 감칠맛이 돌며 대파를
가득 넣어 살짝 달큼한 맛이 뛰어나다.
56 january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