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2024년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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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모아 복을 빚는 음식
만두
예부터 우리 조상은 새해가 밝으면 가족의 건강과
번창을 기원하며 만두를 빚었다.
만두는 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밀어 만든 만두피에
두부와 돼지고기, 양파, 당면, 부추 등의
재료로 만든 소를 넣은 절기 음식.
한입에 5대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완전한 식품이 또 있을까.
흔히 만두의 시작을 이야기할 때 5세기경 중국 진나라 속
석(束晳)이 저술한 <병부(餠賦)>나 송나라 때의 저서 <사
물 기원>에 실린 제갈공명 발명설을 언급하곤 한다. 제갈
공명이 맹획을 굴복시키고 돌아오다 여수에서 거센 풍랑을
만났는데, 주변에서 “수신(水神)에게 사람 머리를 바치는
야만의 풍속을 따라야 한다고”고 권했다. 이에 제갈공명은
“한 사람이라도 더 죽이는 것은 견딜 수 없다”며 양과 돼지
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싸서 사람 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대
신 바치는 제사를 지냄으로써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
고 한다. 그래서 중국 사람은 만두를 복을 기원하는 음식으
로 여긴다.
밀가루가 귀하던 시절엔 메밀 사용
고려 궁중에서는 쌍화를 쌍하(雙下)라 불렀고, 조선 궁중
에서는 상화(床花)로 호칭했다. 1611년 허균이 저술한 <도
문대작>에는 의주 사람들이 대만두를 중국 사람처럼 잘 만
든다고 기록되어 있다. 1670년경 지은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는 만두법과 상화법이 같이 실려 있다. 여
기에서 만두는 메밀가루로 만들고, 상화는 밀가루로 만든
다고 해, 지금의 만두와는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 1719년의 궁중 연회 기록인 <진연의궤>부터 상화
라는 명칭은 사라지고 만두라는 이름이 통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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