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2023년3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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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이 사랑한 약재이자 향신료
            강황은 수세기 동안 약재, 염료, 화장품, 향신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 슈퍼 파우더다. 강황에 대한 오래된 기록으
            로는 기원전 약 600여 년 전에 쓰인 <앗시리아 식물지>에
            서 강황을 착색용 식물로 표기한 구절을 찾을 수 있다. 또

            기원전 1~2세기경, 그리스의 본초학자 디오스코리데스
            (Dioscorides)는 강황에 대해 “생강과 비슷하고 치아도 황             황을 “성질이 뜨겁고 맵고 쓰며, 효능은 울금보다 강하다.
            색이 된다”는 기록을 남겼다.                                  혈괴, 옹종, 어혈, 풍, 기창 등에 좋다”고 설명하고 있어 우

            서양의 기록을 보면 대개 사프란에 빗대어 ‘동양의 사프란’                  리 민족이 강황을 약재로 사용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라고 부른다. 디오스코리데스는 생강의 쌍둥이 형제인
            강황에 대해 “생강과 유사한데, 씹어보면 사프란의 특성을                   울금과 헷갈리지 말아요, 강황 요모조모
            지니고 있다”고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1280년 마르코 폴                 사실 강황과 울금은 기원이 같다. 강황은 줄기와 이어진

            로는 중국의 푸젠성에서 재배한 강황에 대해 “향기도 색도                   뿌리인 근경(뿌리줄기)을 건조한 것, 울금은 덩이뿌리를
            정말로 사프란과 같은 성질을 지닌 식물이지만 비슷하면서                    건조한 것을 말한다. 강황은 향이 짙고 매운맛이 있으며
            도 같지는 않다”는 기록을 남겼다.                               짙은 노란색인데, 울금은 반대로 쓴맛이 강하며 뿌연 황

            동북아시아에서도 강황을 사용했다는 기록을 발견할 수 있                    색을 띤다.
            다. 중국 약학서 <본초강목>에는 담즙 분비를 늘려 간에                   그러나 식품학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어 혼용하는 경우가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수록되어있다. 일본                    많은데, 2016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학명이 동일한

            역시 오키나와 지역에서 강황을 오랫동안 재배하고 즐겨                     강황과 울금의 명칭을 통일하기 위해 울금을 목록에서 삭
            먹었다.                                              제하고 강황의 이명(異名)으로 개정해 두 단어의 혼용을 인
            우리나라 역시 오래 전부터 강황을 약재로 사용했다는 기                    정했다. 헷갈리는 소비자를 위해 농촌진흥청은 강황과 울

            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 즉위년인 1418년에                  금의 구별법을 제시하며 강황은 우리가 흔히 먹는 향신료
            류큐국(현재 오키나와)에서 예물을 바쳤다고 기록하고 있                    로, 울금은 한약재로 이용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 화려한 도자기, 고급스러운 향이 나는 침향 등의 사치                  또 최근에는 강황이 치매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
            품과 함께 바친 것이 약재 심황(深黃)인데, 이 심황이 바로                 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미국 <생화학 저널(Journal of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강황이다. <동의보감>에서도 강                    Bio-chemistry)>에 발표된 UCLA 연구에서, 알츠하이머
                                                              병이 생긴 쥐에 쿠르쿠민을 주사하자, 알츠하이머의 주범

                                                              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분해하는 결과가 나온 것.
                                                              그러나 강황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간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등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 쿠르쿠민의 1일 섭
                                                              취 허용량은 체중 1kg 당 3mg 이하다. 따라서 성인이 하

                                                              루에 복용할 수 있는 강황은 10g 정도다. 따라서 일부러
                                                              강황 가루를 따로 섭취하기보다 다른 요리에 소량 넣어 먹
                                                              는 편이 좋다.                           출처 <뉴트리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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