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2023년3월 라이온지
P. 58

Health








                     노안이 괴롭힐 때


                     신기술 혜택을 누려보자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일상화되고 야외활동이 줄면서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눈은 디지털 기기 화면에 그대로 노출되는 기관으로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스마트폰은 실로 우리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                  사실 요사이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다초점 인공수
                     왔다. 스마트폰을 탓하는 것은 다름 아닌 ‘노안’ 때문               정체는 백내장과 노안, 심지어 난시까지도 교정하는

                     이다. ‘노안’이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하면 ‘눈이 늙었              만능 아이템이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것 중에 완벽
                     다’는 것인데 그 명칭부터 묘하게 사람의 자존심을 상                한 존재가 없듯이, 다초점 인공수정체도 단점이 있
                     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다. 가장 큰 단점은 익히 알려진 대로 빛 번짐과 침침

                     예전에는 가까운 거리의 대명사는 단연 독서와 바느                  함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다초점 수정체가 회절이라
                     질이었다. 깨알 같은 신문을 펼쳐놓고 읽는 것과 맨                 는 빛의 물리현상을 이용하여 눈으로 들어온 빛이 여
                     눈으로 바늘귀를 척척 꿰는 것이 젊은 눈을 판단하는                 러 개의 초점(그래서 다초점)으로 나눠져 맺히기 때

                     기준이었다. 그래서 책과는 담을 쌓고 사는 대부분(?)               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빛을
                     의 사람들은 노안이 와도 크게 불편이 없었다. 예전                 나누는 과정에서 일정부분 빛의 손실이 일어나기 때
                     에는 실명 위기의 환자가 넘치는 대학병원에서 ‘노안’                문에 수술 후 다초점 렌즈가 단초점 렌즈보다 약간

                     이라는 것은 질병 축에도 끼지 못하는 병명이었다.                  어둡다. 마치 빵을 세 조각으로 나누면 어쩔 수 없이
                                                                  부스러기가 떨어져서 다 먹지 못하는 것과 같다.
                     다초점 인공수정체                                    여기 세 사람의 사람이 있다. 그 세 사람의 이름은 각
                     새로운 문물에 보수적인 성향의 나는 노안과 그것의                  각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이다. 세 사람은 모두 빵

                     치료법에 대해 오랫동안 유보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                  을 먹고 싶어 한다. 특히 스마트폰과 익숙한 근거리
                     었다. 백내장 수술을 활발히 시작하던 시절부터 기존                 는 식욕이 대단하다. 기존의 단초점 백내장 수술은

                     의 단초점 인공수정체가 수술 후 근거리 시력이 좋지                 빵을 원거리에 다 몰아주었다. 원거리는 좋았지만 중
                     않다는 단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백내장과 노안을                 간거리는 원거리가 먹다 흘린 부스러기를 받아먹을
                     해결할 수 있는 다초점 수정체의 사용을 계속 미뤘                  뿐 항상 배가 고팠고. 불쌍한 근거리는 말 그대로 쫄
                     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초점                쫄 굶었다. 근거리가 배를 채울 때는 ‘돋보기’가 나타

                     수정체가 가진 고유한 단점 때문이다.                         나 원거리가 먹던 빵을 나눠먹는 그때뿐이었다.







            56       march 2023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