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20212년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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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알리는 향긋한 전령사
울퉁불퉁 못생겼지만, 새콤한 과육과 향긋한 향이 일품인 유자는 귤과 더불어 겨울
을 알리는 전령사다. 유자는 감귤류의 일종으로 유자나무의 열매를 가리키는데, 유
자를 우리나라에 처음 들여온 사람은 다름 아닌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라고 한다. 신
라 문성왕 2년(840년) 당나라 상인에게 유자를 선물로 받아 도포 자락에 넣어오다
우리나라 남해안에 도착할 무렵 풍랑으로 그만 유자가 터지고, 그 씨앗이 땅에 떨어
져 퍼지게 됐다는 것. <세종실록>에는 세종 8년(1426년) 2월 전라도와 경상도의 연
변에 유자와 감자를 심도록 각 관서에 명하고, 손실 경차관을 보내 재배 가능 여부
를 점검해 호조(戶曹)에 보고토록 한 기록이 있다. 이로 미루어 유자의 재배 시기는
<세종실록>에 기록된 것보다 훨씬 오래전으로 추정한다.
유자는 향이 뛰어나 예로부터 선조들이 집 안 곳곳에 놓아 향을 즐기거나 차, 절임,
잼, 젤리, 양갱 등을 만드는 데 이용해왔다. 최근에는 유자의 효능이 입증되면서 드
링크제나 향신료, 식용유,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하는 추세다. 과육은 물론
껍질부터 씨까지 버릴 것 하나 없는 유용한 과일, 유자. 그 효능을 알면 겨울철 유자
마니아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비타민 C 풍부한 유자로 겨울을 건강하게
유자는 ‘비타민의 보고’로 불릴 만큼 비타민이 풍부하다. 특히 귤에 비해 3배나 많은
비타민 C가 함유되어 겨울철 감기 예방뿐만 아니라 피로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된
다. 또 과육에 풍부한 구연산은 피로 물질인 젖산이 근육에 쌓이지 않도록 돕기 때
문에 피로 해소는 물론,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유자에는 모세혈관을 강화하고
혈압을 낮춰주는 비타민 P도 많이 함유되어 뇌혈관 장애로 발생하는 중풍에 좋고,
고혈압과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평소 소화불량으로 속이 자주 불편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도 유자는 빼
놓을 수 없는 건강식품이다. <동의보감>에 “유자는 위 속의 나쁜 기운을 없애고 술
독을 풀어주며 술 마신 사람의 입냄새를 없애준다”고 했으며, <본초강목>에는 “유자
를 먹으면 답답한 기운이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며 몸이 가벼워져 수명이 길어진다”
고 기록되어 있다.
단, 유자에 함유된 비타민 C는 열에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유자청을 샐러드 소스로
이용하거나, 여름철에 시원한 주스나 에이드로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또 따뜻한
차로 마실 때는 유자를 넣은 채 끓이지 말고 미지근한 물에 타서 마시는 게 영양소
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출처 <뉴트리앤>
january 2022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