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20212년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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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고사성어



             三顧草廬                        三 석삼  顧 돌아볼고  草 풀초  廬 농막집려



               삼고초려                      초가집을 세 번이나 돌아본다는 뜻으로
                                         ‘참을성 있게 하는 노력’을 말한다.





























            유비는 관우와 장비, 조자룡 같은 천하명장을 곁에 두었으                   “아, 지난번에 오셨던 분들이군요. 선생께서는 돌아와 며칠
            나 늘 조조 군에게 이기지 못했다. 군대 전체를 거느리고 계                 머무시다 또다시 나가셨습니다.” 다시 돌아가던 길에서 관

            책을 세울 지략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가운데 ‘서서’                 우와 장비가 불평을 터뜨렸다.
            라는 지략가를 어렵게 곁에 둘 수 있었다.                           유비는 관우와 장비의 만류에도 아랑곳없이 이듬해 세 번째
            하지만 조조가 꾸민 계략에 빠져 그를 떠나보내야 했다. 서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제갈량이 돌아와 집에 머물고

            서는 유비가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하자 이렇게 말했다.                     있었다. 하지만 동자가 말했다. “선생께서 지금 낮잠을 주
            “저보다 열 배나 뛰어난 인재가 있는데 한번 만나 보시겠                   무시고 계시니 깰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시지요.”
            습니까?”                                             성질 급한 장비가 당장 그를 깨우라고 난리를 피울 때도 유
            서서가 추천한 인재 제갈량이 ‘융중’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                  비는 그저 말릴 뿐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자 장

            은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데리고 멀고 험한 길을 나섰다. 유                 비가 끝내 불을 지르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그 탓에 제갈량
            비 일행이 물어물어 제갈량이 있다는 초막을 찾았을 때, 동                  이 깨어나자 유비는 비로소 그를 마주할 수 있었다.

            자가 나와 말했다. “지금 선생께서는 산에 약초를 캐러 가                  당시 제갈량은 27세, 유비는 47세였다. 제갈량은 유비가 몸
            셨습니다. 언제 돌아오실지 알 수 없습니다.” 유비 일행은                  을 낮춰 세 번씩이나 자기 집을 찾아준 일에 감동해 마침내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를 따라 세상으로 나왔다.
            그 후 섣달이 되자 융중에서 제갈량이 돌아와 있다는 소식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여기에서 비롯했다. 유비가 초가집

            이 들려왔다. 유비는 다시 관우, 장비와 함께 길을 떠났다.                 을 세 번이나 방문한 끝에 비로소 제갈량을 얻었듯이, 뛰어
            때마침 눈이 내려 발밑에 푹푹 쌓이는 눈밭을 헤치면서도                    난 인재를 맞아들이려고 ‘참을성 있게 노력하는 모습’을 일
            그들은 어렵게 융중을 다시 찾았다.                               컫는 말이다.                         출처 사자성어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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