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2020년 6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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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  Book


                           『백세일기』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은 철학자 김형석의 온몸으로 겪어온 역사와 소박하고 성실한 일상,
                            삶의 철학이 담긴 잔잔한 기록들을 만나보자. 나이 듦, 건강, 가족, 그리움, 신앙, 사랑,
                            사회, 소박한 일상 등을 주제로 건네는 70편의 글은 독자들이 저마다 안고 있는 크고 작은 문제의
                            답을 찾아가는 데 유익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평범했던 일상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소소한                 소박하지만 특별한 일상
                          일상이 더욱 특별한 철학자가 있다. 2020년 4월,              100세의 일상은 과연 어떠할까. 그는 매일 아침 6
                          바야흐로 꽉 채운 ‘100세’가 된 철학자 김형석이               시 반, 토스트 반 조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놀랍

                          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 《백년을 살아보니》 등              게도 하루 30분 주 3회씩 수영을 하기도 하고 창
                          기록적 베스트셀러로 한국 에세이의 역사를 새로                  문 밖으로 넘실대는 구름을 보며 소박한 즐거움을
                          썼고, 지금도 꾸준히 신간을 내고 있는 그가 이번                느낀다. 20년간 연희동 숲길을 산책하며 산지기가

                          엔 100번째 생일을 맞아 《백세일기》로 독자들을                다 되었다. 먼저 떠나보낸 강아지 또순이의 생각
                          찾아왔다.                                      에 잠기기도 한다. 어디 이런 따스한 일상뿐이겠
                                                                     는가. 100세여서 겪는 고충도 담담하고 위트 있게
                          한 세기의 무게가 담긴 단단하고 빛나는                      들려준다. 고유명사부터 잊기 시작하는 건망증,
                          삶의 고백                                      용돈과 생활비 문제, 건강관리 등 노년의 일상을
                          “오래 살기를 잘했다.” 인생의 석양이 찾아드는 지               그려냈다. 아흔두 살 할아버지에게 반말을 들어

                          금, 여전히 성실하게 삶의 순간을 채워나가는 이                 억울했던 일, 수영장의 무서운 할머니들 이야기
                          의 짧고 담담한 고백이다. 김형석 교수는 매일 밤,               등 전작들에 담기지 않았던 100세의 근황과 솔직
                          작년과 재작년의 일기를 읽고 오늘의 일기를 쓴                  한 심경 고백 역시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한다.

                          다. 그렇게 충만한 삶의 시간을 새기고, 과거에 머
                          무르기보다는 어제보다 더 새로운 내일을 살기를                  온몸으로 겪어온 격랑의 역사
                          꿈꾼다. 그러한 노 교수의 글엔 앞선 100년이란                그의 삶이야말로 살아 있는 역사다. 2부 ‘석양이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단단하고                  찾아들 때 가장 아름답다’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성실한 삶의 조각들이 반짝인다. 한 세기를 살아                 6.25전쟁, 6월 민주항쟁 등 그 긴 역사의 흐름 속
                          온 철학자가 나이 듦, 건강, 가족, 그리움, 신앙,              에서 그가 겪어온 지난날을 회고하는 글이 실려

                          사랑, 사회, 소박한 일상 등을 주제로 건네는 70편              있다. 그는 중학교 시절, 일제의 신사 참배 강요에
                          의 따듯한 글은 독자들이 저마다 안고 있는 크고                 자퇴를 선택하고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었다.
                          작은 문제의 답을 찾아가는 데 유익한 길잡이가                  그 시절 읽었던 책들이야말로 평생을 살아오는 동
                          될 것이다.                                     안 인생의 귀한 자양분이 되었다. 이 외에도 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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