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2024년10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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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도 버섯을 숭배했다는 흔적이 있다. 동부에 있                    섯은 죽은 나무, 썩은 나무에 기생하지 않고 소나무 아래의
            는 아즈텍에서 기원전 5세기경의 유적인 버섯 모양 조각이                   맑은 흙에 자리 잡고 소나무 향을 지닌 채 자라기 때문에

            많이 출토된 것. 이 조각은 그곳에 살았던 마야족이 종교의                  귀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채취하기 어렵고 기후에 민감
            식에 사용한 유적으로 추측하고 있다. 농경 문화였던 당시                   해 희소가치가 높다. 우리나라 송이버섯의 품질은 일품이
            에는 밀의 재배가 아주 중요했다. 비가 많이 오면 밀이 잘                  어서 일본, 중국에서도 한국산 송이버섯을 으뜸으로 친다.

            성장하기 때문에 수확량이 좋았는데, 비 덕분에 밀밭에 버                   그러나 유럽 사람은 소나무의 독특한 테라핀 향을 싫어해
            섯도 많이 자랐다. 마야인은 버섯이 비를 내리게 해준 것으                  송이버섯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로 생각해 버섯을 숭배하게 됐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밀                  송이버섯은 특히 쇠고기 요리와 궁합이 좋지만, 진한 향과

            밭에 버섯 모형을 만들어놓곤 신이 이걸 보고 비를 내려주                   맛을 즐기려면 양념 없이 그대로 구워 먹거나 생으로 먹는
            길 기원했다.                                           게 좋다. 씻을 때도 짧은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하며, 오랫동
                                                              안 물에 담가두거나 껍질을 벗겨놓으면 향이 없어진다. 생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다양한 식용버섯                             식, 구이 외에 차나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알려진 버섯은 2만여 종이 있는데, 먹
            을 수 있는 것은 1,800여 종. 그중에서도 우리가 접하기 쉬               새송이버섯
            운 버섯은 80여 종에 불과하다. 유익한 성분을 가지고 있                  자연산 송이버섯이 자연의 최고급 선물이라지만 비싼 가

            는 식용버섯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격에 선뜻 사 먹기가 쉽지 않다. 그 대용품으로 재배한 버
                                                              섯이 새송이버섯이다. 송이버섯만큼의 진한 맛과 향기를
            송이버섯                                              내지는 못하지만 식감은 비슷하다. 서양에서는 새송이버

            가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송이버섯. 2018년 남북정상                 섯을 ‘채소 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고기와 식감
            회담 이후 북한이 우리나라에 2톤 정도의 송이버섯을 선물                   이 비슷할 뿐 아니라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에도 좋다는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가 예로부터 송이버섯을 귀하                   말이다. 새송이버섯은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 좋고 위

            게 여긴 이유는 바로 향 때문이다. 대부분의 버섯은 죽은                   의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비타민C 함량이 버섯 중 가장 많
            나무에 기생하거나, 부패한 흙에서 자란다. 그러나 송이버                   다. 무려 느타리버섯의 7배, 팽이버섯의 10배일 정도다.
                                                              쫄깃한 식감 덕분에 육류와 함께 즐기면 찰떡궁합으로 특
                                                              히 쇠고기와 잘 어울리며 조림, 볶음, 구이 등에 많이 활

                                                              용한다.


                                                              표고버섯

                                                              동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먹는 버섯 중 하나다. 향이 좋고
                                                              씹는 맛이 일품인 표고버섯은 살짝만 익혀서 먹어도 좋다.
                                                              흐르는 물에 헹궈 물기를 충분히 뺀 뒤 볶음, 구이, 탕, 부

                                                              침 등 여러 요리에서 두루 사용한다. 특히 돼지고기와 궁합
                  표고버섯                                        이 잘 맞는데,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지연시켜주기도 한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말려서 먹으면 더 좋다. 햇볕에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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