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2018년 11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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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발현지로 유명한 메주고리예성당의 예배 시간이다. 두브로브니크의 대성당에서 성곽을 오르려는 사람들이다.
생각도 들었다. 고픈 심정이었지만 심신은 곧 푸름에 순화되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이름난 두브로브니크는 중세의 도시지만
상상 속의 마을 같다. 절벽 위의 관망대에서는 유리알 같은 잔 환상적인 바다와 성지를 걷는 멋진 체험
잔한 바다(파도가 없는 바다)와 바다에서 높이 25m 궁전의 성 중세의 군주들이 적을 막고 자기를 지키려고 쌓았던 성곽이지
곽을 걷는 사람들을 꿈에 그린 듯 바라볼 수 있었다. 수직으로 만 오늘날 여행객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를 즐기는 기분이
찍는 사진도 한몫이었다. 자연과 성곽은 환상이었다. 실제로 차 되었다. 결코, 박제된 성곽이나 유적지가 아니라 환상적인 바다
로 달렸건만 조마조마하고 전망대로 오르는 산행이 아찔했다. 와 어울리는 성지를 걸어보는 산 체험을 스스로 치렀다. 지상
전망대에서 보는 하늘과 바다와 성벽은 명품의 구조물로 아름 낙원의 관광지였다. 아마 발칸반도의 백미가 이곳이 아닌가 싶
다웠다. 을 정도로 감동이 밀려왔다.
그냥 있어도 땀이 나와 옷이 젖는데 2㎞ 성곽을 걸었다. 여름 두브로브니크에서 코토르로 가는 길목도 그렇게 길고 긴 아
대낮에 햇볕은 노다지로 쏟아지고 땀을 흘리면서 성을 돌았다. 드리아 해안이었다. 보이는 건 다 푸르고 맑아서 짙은 색깔이
힘들었지만 고행을 자처한 몸이 짙푸른 바닷물에 풍덩 뛰어들 었지만 중세에는 염전을 두고도 이 해안에서 전쟁이 자주 벌어
졌다. 염전을 서로 가지려 한 싸움이 일어났던 곳도 지금은 천
연 자연색으로 보였다. 끝없는 해안을 둘러싼 사방을 산이 옹
위하고 높은 하늘과 맞붙었다. 나무 숲 산도 그 산으로 가려진
바닷물까지도 톤이 같아졌다.
발칸은 숲이 80% 임을 (나무색이 밝은 연두색임) 수많은 산
으로 실감하였다. 짙푸른 해안도 늘 조용하고 파도가 없었다.
천혜의 자연이 편하게 숨 쉬는 발칸반도에 사람이 모여들고 그
들이 휴식처로 즐기고 찾는 것은 당연했다. 가까운 유럽 사람
들이 제일 선호하는 휴양지가 이곳이었다.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로 유명 정치인들이 휴식하는 블레드성이 있다. 글 김임선 (수필가 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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