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2025년2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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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겨울 바다가 선물한

            쌉쌀한 맛의 미네랄 덩어리
            감태







            웬만한 식재료는 이제 양식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세상이라지만, 감태는 여전히 양식이 이뤄지지 않는 귀하

            고 드문 몸이다. 명주실처럼 길고 가느다란 것을 뭉쳐놓
            은 모양을 보면 생김새는 영락없이 매생이와 판박이지만,
            매생이보다 올이 굵고 향이 남다르다.
            우리나라 토종 해조류인 ‘감태(甘苔)’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다. 사실 감태라는 이름을 가진 생물은 하나가 아
            니다. 종도 쓰임새도 완전히 다르지만 학술명이 감태인,
            바닷속에서 자라는 다시마목 갈조류 감태가 또 있기 때문

            이다. 미끈한 갈색에, 말리면 검게 변하는 그 감태는 주로
            제주 앞바다 깊은 곳에서 자란다. 대개 소라와 전복의 먹
            이가 되거나 알긴산, 요오드, 칼륨을 채취하는 주요 원료

            로 사용된다. 먹을 수도 있지만, 식용으로 이용하는 경우
            는 드문 편이다.
            그와 달리 우리가 식탁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연한 녹색 감

            태는 대부분 서해안 갯벌에 주로 서식하는 갈파래과 해조
            류다. 학술명은 ‘가시파래’이며, 남도에서는 ‘감태지’라고                  만, 최근 들어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
            도 부른다. 매생이나 파래 등 다른 해조류는 대개 갯벌에                   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유의 6배가 넘는 칼슘에
            설치한 발에서 포자가 성장하는데, 감태는 갯벌에 포자가                    미네랄, 칼륨, 철분까지 풍부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풍부

            박힌 뒤 자란다는 점이 다르다. 심지어 그마저도 갯벌이                    한 영양소 때문에 관심을 갖다가, 한번 먹어보고 은은한
            깨끗한 청정 갯벌이 아니면 살기 어렵다.                            감칠맛과 쌉싸름한 향이 나는 감태만의 독특한 맛에 반한

            설사 포자를 박고 자리를 내렸다고 하더라도, 갯벌이 오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염되면 바로 생장을 멈출 만큼 까다롭기 때문이다. 따라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라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서 감태는 갯벌 생태계를 판단하는 일급수 지표생물이라                     산지에서는 생감태를 무채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
            할 수 있다. 감태는 현재 기술로는 양식이 불가능하고, 12                 는 맛을 일품으로 여긴다. 생감태를 만나기 어렵다면 김

            월부터 3월까지 태안과 서산 일부 지역에서 자연 군락을                    처럼 얇게 만들어 굽거나 볶은 감태의 맛을 즐겨보자. 지
            이루어 자라는 천연 식재료다.                                  금까지 먹어본 적 없는 향긋하고 독특한 맛에 반해버릴 것
            산지에서는 오랫동안 겨울철 별미로 사랑받아온 감태지                      이다.



            54       february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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