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2022년7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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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고사성어



            難兄難弟                        難 어려울 난  兄 형 형  難 어려울 난  弟 아우 제



               난형난제                     형이라 하기도 어렵고 아우라 하기도 어렵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재능이 비슷해서 우열을 가리기 곤란함을 말한다.




            한나라 말기에 환관들이 세력을 잡고 국정을 농단하는 바                    원방에게는 군, 계방에게는 충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이들
            람에 나라가 크게 어지러워져, 의식 있는 선비들은 목숨을                   종형제는 친형제처럼 항상 사이가 좋았으나, 한 가지 문제
            걸고 그 폐단을 성토하며 비판했다. 그중에 진식이라는 사                   에 관해서는 추호의 양보도 없이 입씨름을 벌였다.

            람이 있었는데, 그는 친구들이 줄줄이 투옥되는 상황을 보                   누구네 아버지가 더 훌륭한가 하는 문제인데, 군도 충도 자
            고 “내가 들어가지 않으면 옥중의 친구들이 누구를 의지하                   기 아버지가 더 훌륭하다고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우겼다.
            랴” 하면서 스스로 옥에 걸어 들어갔다.                            아무리 다투어도 자기들로서는 우열의 판정이 나올 리가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큰아들 원방과 작은아들 계방                   없자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이 그들인데, 세상 사람들이 이들 세 부자를 일컬어 ‘삼군                  두 아이가 찾아와서 각각 자기의 손을 들어 달라고 하자,
            자(三君子)’라고 할 정도로 원방과 계방 역시 아버지 못지                  진식은 난처했다. 똑같이 사랑하는 자식들이요, 손자들인
            않은 학문과 덕행의 소유자였다. 형제는 아버지가 투옥된                    데 어느 한쪽의 가슴에 멍울을 지우는 판정을 할 수는 없는

            후 두문불출하고 학문에만 전념했다.                               노릇이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진식은 사면 조치로 자유로운 몸이 되었으나, 조정                   고민하던 진식은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의 아버지는 나이
            에서 벼슬을 하라는 제의를 거절하고 야인 생활로 일관했                    를 따진다면 분명 형제간이지만, 품성이나 학문에서는 ‘형을

            다. 두 아들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출사를 거부했다.                   형이라 하기도 어렵고 아우를 아우라 하기도 어렵구나.”
                                                                                              출처 사자성어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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