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2022년4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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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 느 순간, 소리 없는 경제 전쟁의 시대입니다. 세계는 경제
삼성그룹에 처음 입사했을 때입니다. 23박 24일의 입문교 력이 앞선 나라가 지배합니다. 경제력이 없으면 보이지 않
육을 받는데, 과정 중에 MAT(한계능력 체험훈련)가 있습 게 죽어 갑니다. 피 흘리며 부러지거나 찢기는 아픔보다 큰
니다. 하루 종일 산과 들을 걸으면서 포스트별 과제를 해결 정신적 아픔을 겪게 됩니다. 배고픔과 기본적 행복을 누릴
하고 복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수 없는 비참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 포스트에 지친 몸으로 도착하니 당시 선배가 동기들과 우리는 경제 전쟁을 하자는 선전포고에 한마음이 되어 죽
어깨동무를 하라고 한 후, 앉으면서 “하면” 일어나며 “된 을 각오로 소중한 것들을 지켜야만 하는데, 이렇게 내분과
다”를 외치라고 합니다. ‘하면 된다’ 그때 크게 각인된 구호 갈등으로 바라보는 것이 불안합니다.
입니다. 지금은 다툴 때가 아니라 치밀한 계획과 악착 이상의 실행
며칠 전, 대학생 대상의 취업특강을 했습니다. 특강 시작 전 으로 극복할 시점입니다. 나아가 후손에게 세계 최고의 기
에 모두에게 질문 하나씩 적어 내라고 했습니다. 질문을 보 술을 보유한 경제 대국의 유산을 남기는 세대가 되어야 합
니, 대부분 어떻게 하면 취업할 수 있나요? 잘하는 것이 없 니다.
는데, 학교가 나쁜데, 학점이 좋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요?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선발합니까? 등이었습니다. 전임자의 약속
회사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인가? 입사하여 주어진 역 A팀장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팀원 한 명 한 명과 면담을
할을 다하고 성장하며 성과를 낼 사람인가를 보며 판단합 하던 중, 김과장이 자신은 상사를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니다. 깜짝 놀라 그 사유를 물으니 ‘회사는 우수 인재에 대한 해
절박감이 없고 악착같음이 떨어지는 지원자는 탈락합니 외 연수 제도를 도입했고, 김과장은 신청을 하였으나 전전
다. 매우 아쉽지요.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원한 회사를 팀장이 1년 후에 자신이 꼭 보내준다는 약속을 하고 금년
방문하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일치시켜 장점을 강화해 은 참아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가는 근성이 있다면 회사는 그 도전과 근성을 높이 살 것 김과장은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큰 성과를 냈지만, 전전
입니다. 상사는 다른 부서로 승진해갔고, 전 상사는 자신은 듣지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낙담하지 않고 ‘나는 할 수 있고, 못한 소리라며 현 상황에서는 1명을 2년 해외연수를 보낼
해내고야 만다’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습니까? 여력이 안된다고 거절했답니다.’ 실망한 김과장은 잘리거
나 지적받지 않을 정도로 대충 일한다고 합니다.
경제 전쟁 전임자의 무책임한 약속을 후임자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쟁에서의 승리는 새로운 무기의 힘도 큰 영향을 줍니다. 어려움 있겠지만, 전임자가 정한 원칙과 약속은 가능한 지
맨몸으로 싸우던 시절에 칼과 창, 가까이 있는 적이 아닌 키고, 처음부터 자신의 철학이나 원칙을 강요하지 말고,
먼 적을 죽일 수 있는 활과 총, 한 명이 아닌 집단을 쓰러트 조직과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고 조율해 가는 것이 옳지 않
릴 수 있는 화약의 사용, 말에서 차, 차에서 비행기 이제는 을까요?
미사일, 한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핵폭탄 등 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당장에 해줄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이
공할 무기를 보유한 나라는 군사 강국으로 세계를 지배하 야기하고 불가함을 설득해야 조직과 구성원 모두를 얻는
고 있습니다. 지혜로운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피를 흘리며 죽고 죽이는 무력 전쟁의 시대가 아닌 어 글 홍석환(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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