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2018년 10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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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Travel
자원과 자연이 풍부한 기회의 땅, 발칸반도에서(1)
삶은 곳곳에 유적과 아픔을
위성방송을 막는 벽이 공산주의 잔재로 들 한복판에 변전소처럼 차려진 채 지금은 방치됐다. 그 기회의 땅,
루마니아와 아직도 사람들이 공산주의의 습관을 지닌 채 살고 있다는 불가리아를 다녀왔다.
전직 교장 신윤하(가운데), 이예성(오른쪽) 씨와 교사 문훈권 씨가 루마니아에서 만나 함께 웃고 있다
지난 1990년 민주화가 되었다는 이곳에 1994년에 이민을 온 아름다운 자연, 자연보다 아름다운 사람
한인회장 박성태(52·불가리아 이민자)씨가 여행자들의 현지 가 “외국에 온 울렁증이 일었지만, 불가리아의 이웃들이 가만히
이드로 합류했다. 박성태 씨는 “이민 당시 통역관을 데리고 운 초인종을 눌러줬다. 그것은 환한 미소였다. 한마디 말도 없이!
전시험을 치러갔다. 통역관은 영어를 모르고 난 불가리아 말을 다음다음 날은 비닐봉지에 빵과 토마토를 가져왔다. 그 후엔
못 했다. 가지 않고 말을 걸어왔었다. ‘도브를 우 또’부터 하나씩 단어를
그러나 시험 결과는 100점을 받았다. 서로 답을 알게 한 ‘사 계속하게 했다. 그냥 말을 따라 하니까 말이 외워지고 통했다.”
인’과 ‘손가락’과 책상 밑의 ‘발짓’이 전부인데 답을 찍었지만 “가진 게 없는 사람이 도전하기 좋은 곳이었다. 여행객들은
정확했다. 크로아티아어와 불가리아어를 쓰는 현지인들에게 스쳐 가지만 지금은 나에겐 아주 소중한 불가리아이다. 이곳
그가 문외한이었지만 모든 사람은 마음에서 정신으로 행동으 사람들은 순박하다.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민주화가 되었지만,
로 결국 소통이 가능했었다” 라며 처음 이민와서 겪은 일을 전 그 과도기는 백 년으로 본다. 숲이 주는 안식과 할 일이 많은
했다. 곳이지만 그들은 뭘 바라지 않고 묵묵히 천천히 자기 일을 한
42 october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