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2024년2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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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건강하고
파는 계절을 따지지 않고 365일 식탁에 오르지만, 유난히 겨울에 맛이 좋다.
게다가 매서운 추위를 뚫고 올라왔으니 얼마나 힘이 좋을까.
꽁꽁 얼어붙은 추운 날씨에 감기로 고생한다면, 비타민 풍부한 파는 그야말로 천연감기약이다.
한국인의 건강한 밥상, 일등 공신은 파 인한 두통이나 발한, 복통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이러
천지가 얼어붙는 한겨울이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꿋꿋 한 효능 때문에 중국에서는 파를 생강과 함께 생약으로 분
하게 푸른 기운을 내뿜는 채소가 있으니 바로 파다. 파는 류한다.
사계절 내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기는 하지만, 추
운 겨울에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더욱 좋다. 약방엔 감초, 식탁엔 파
지금은 계절을 따지지 않고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지만, 식탁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파. 그렇다고 파를 기본양
예전에는 대파를 재배하는 남해안 지역 외에는 한겨울에 념이나 요리에 들어가는 부재료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파를 구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 파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다. 요즘 대세 중 대세
선조들은 눈이 내리기 전에 구덩이를 파고 대파를 묻어 저 로 떠오른 치킨계의 핫 메뉴가 있으니 그 이름은 파닭. 매
장해놓고 겨우내 꺼내 먹었다고 한다. 파는 서리가 내려도 운맛 때문에 파를 꺼리는 사람도 치킨과 함께라면 눈빛이
얼거나 상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또 화분이나 달라진다. 갓 튀겨낸 닭고기 위해 길게 채 썬 파를 얹어 먹
커다란 그릇에 대파를 심어두고 방 한구석에서 키워가며 으면 닭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향긋한 풍미와 아삭한
푸른 잎 부분을 조금씩 잘라 먹기도 한단다. 잎을 잘라내도 식감이 감칠맛을 더한다. 닭튀김에 부족한 비타민도 보충
파는 이내 새순이 돋아나기 때문에 끊이지 않고 밥상에 싱 할 수 있으니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기는 셈이다.
싱한 파를 올릴 수 있었다고. 요즘에는 파닭에 이어 파불고기까지 등장했다. 양념한 불
추위를 이기고 자라나는 강인한 생명력에서 짐작할 수 있 고기를 냄비나 불판 위에서 보글보글 끓이다가 마지막에 길
듯 파에는 무엇보다 영양분이 풍부하다. 피로 해소와 면역 게 채 썬 대파를 올린다. 파의 숨이 죽으면 불을 끄고, 잔열
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C가 100g 당 21mg이나 들 로 익혀 먹으면 파의 식감과 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어 있다. 성인 남녀의 비타민 C 하루 평균 필요량은 75mg, 쪽파는 대파보다는 매운맛이 덜해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을
권장 섭취량은 100mg인 걸 감안한다면 파가 꽤 보탬이 되 찍어 먹거나, 파김치를 담가 먹으면 좋다. 잘 다듬은 쪽파
는 셈이다. 대파를 자르면 나오는 미끈미끈한 성분에는 황 에 액젓을 끼얹어 숨을 죽인 후, 마늘·생강·고춧가루 등을
화아릴이 많이 함유되었는데, 이 성분은 소화를 돕는 것은 넣고 버무리면 매콤하면서도 칼칼한 밥반찬이 탄생한다.
물론, 혈당과 LDL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에 입맛 없을 때 파김치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은 금세 뚝
소화기가 약한 어린이나 고지혈증 환자에게 매우 이로운 딱, 입맛이 돌아오는 건 시간문제다.
식품이다. 파는 섬유질이 많아 세로로 길게 썰면 식감이 질겨지기 때
파의 좋은 성분은 뿌리에 몰려 있다. 한방에서는 파의 흰 문에, 육개장처럼 오래 끓이는 음식이 아닌 경우 대부분 어
뿌리 부분을 ‘총백’이라 하는데, 여기에는 알리신이라는 성 슷썰기를 하거나 둥글고 얇게 송송 썰어 넣는 것이 일반적
분이 풍부하다. 알리신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며, 감기로 이다. 출처 <뉴트리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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