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2022년3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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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고사성어



             水魚之交                        水 물수  魚 물고기어  之 어조사지  交 사귈교


                                         임금과 신하 사이의  두터운 사귐,
               수어지교                      혹은 부부 사이의 친밀함을 표현하는 말이다.







            유비는 인재를 얻으려고 세 번씩이나 발걸음을 해 간신히 제갈량을
            만나 정중하게 청했다. “이미 한나라 왕실은 기운 지 오래이고 간신

            들이 천하를 차지하려고 합니다. 나는 천하를 구하고자 하는 큰 뜻을
            품었으면서도 지혜롭지 못해 세월만 허비하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아무쪼록 저를 도와 세상을 구할 계책을 알려주십시오.”
            “초야에 묻혀 살아온 보잘것없는 저를 이렇게 세 번씩이나 찾아 주시

            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주군으로 모시면서 함께 천하를
            꾀하겠습니다.”
            제갈량은 유비를 따라 세상에 나오면서 천하삼분지계(위나라 조조,

            오나라 손권과 더불어 천하를 3등분으로 나눈 뒤, 촉나라를 세운다
            는 계책)를 내놓았다. “북쪽에는 조조가 튼튼한 터전을 갖고 있어
            지금 그와 싸우기는 어렵습니다. 동쪽 오나라와 손잡고 조조를 견제

            하면서 서쪽으로 들어가 촉나라를 세워 때를 기다린다면 천하를 얻
            을 수 있습니다.”
            “과연 탁월한 계책입니다. 선생 이야기를 들으니 속이 후련하고 장

            님이 눈을 떠 밝은 세상을 보는 듯합니다.”
            유비는 제갈량을 굳게 믿으며 먹고 자는 일을 같이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지만 관우와 장비는 이를 몹시 못마땅하게 여겼다. “제갈량은 아
            직 젊은 애송이에 불과합니다. 형님께서 고개를 숙이는 일은 옳지 않

            습니다. 너무 그러지 마십시오.” 그러자 유비가 아우들을 나무라며
            대답했다. “그런 말 말게나. 내가 공명 선생을 얻음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음이나 마찬가지라네.”
            ‘수어지교(水魚之交)’는 여기에서 비롯했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물
            과 물고기의 사귐’이지만 ‘물 만난 물고기’라는 뜻이 더 적절해 보인
            다. 임금과 신하 사이 두터운 사귐, 혹은 부부 사이 친밀함을 표현하

            는 말로 아주 가까워 떨어질 수 없는 친구 사이도 수어지교라는 말을
            쓰고 있다.

                                                    출처 사자성어 모음집


                                                                                                     march 2022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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