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2021년 4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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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며 ‘그래요.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물었다.
크룩의 말을 듣고 여성은 울기 시작했다. 크룩은 책상 쪽으로
다가가 울음이 멈출 때까지 그녀를 안고 있었다. 그 후 센터
에 들어선 거의 모든 사람은 포옹을 받았다. 지금도 사람들은
길에서 크룩을 보면 가끔 안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두 달도 더 넘게 크룩은 구호센터 운영을 도왔다. 그녀와
함께 일했던 이는 당시 클럽 부회장이었던 캐런 샌더스였
다. 은퇴한 간호사였던 샌더스는 불로 인해 침실이 두 개였
던 집과 고양이를 잃었다. 그리고 그녀의 할머니와 어머니
로부터 물려받은 고가구도 잃어버렸다.
“그냥 집을 둘러보면 여러분이 모아서 날마다 함께하는 작
은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지 못할 겁니다. 갑자기 그
것들을 가질 수 없고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손톱
깎이 어디 갔지? 이거 어디 갔지? 저거 어디 갔지?“라고
묻게 되죠.” 70세의 샌더스는 이렇게 말한다. 람 중 한 명인 매갤리아의 보조교사 크리스틴 앨라웨이즈
하지만 샌더스는 더 많은 것을 잃은 사람, 사랑하는 이들을 는 화재로 파라다이스에 있던 집과 개를 잃었다. 앨라웨이
잃은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집을 잃은 것 즈의 남편은 실직했고,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은 그녀뿐이
은 사실이지만 노숙자는 아니었으며, 그녀에겐 함께 지낼 었다. 차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곳으로 대피했기 때문에
수 있는 가족이 있었다. 구호센터에는 갈 곳도 없고, 아무 그녀는 직장이 있는 지역으로 돌아가고 큰아들을 고등학교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그들을 돕는 것이 그 에 데려다주는 데 필요한 주유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
녀에게 도움이 되었다. 었다. 앨라웨이즈는 크룩이 그녀에게 전해준 일반 주유카
“누군가에게 그들이 필요한 걸 주는 것, 그것이 당신의 상 드와 포옹은 힘든 상황에서 만난 한 가닥의 희망이고 도움
실로 인한 고통을 줄여줍니다”라는 샌더스. 이었다고 말한다.
화재 피해자가 가끔 대피소가 아닌 자신들의 차에서 잠을 그들이 없었다면 그녀는 실직했을 수도 있고 재정이 파탄
자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차는 그들이 가진 전 났을지도 모른다. 그녀와 아들이 그들에게 남은 마지막 ‘정
부였기 때문에 그것마저 잃을 위험을 감수하길 원치 않았 상적인 상태’였던 ‘일관된 모습’을 잃어버렸다면 감정적으
다. 이제 샌더스 역시 자신의 차가 자신이 가진 전부였으므 로도 힘들었을 것이다. “크룩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로 이를 이해했다. 모든 걸 잃어버렸을 것입니다. 전부 말입니다.”
그 누구도 생존자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파라
다이스 리지 상공회의소의 사무차장 모니카 놀런은 말한다. 금색 조끼를 찾아라
놀런은 크룩을 ‘엄청난 봉사 윤리를 가진 인류의 진정한 보 도움을 주는 다른 이들도 있었지만, 생존자들은 라이온스
물’이라 부른다. 구호센터가 문을 닫은 후 크룩과 샌더스는 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앨라웨이즈, 놀런
남은 자금으로 사람들에게 주유카드(기프트카드)와 식료 은 도움이 필요할 때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그저 ‘친숙한
품카드(기프트카드)를 사주었다. 일반 주유카드를 받은 사 금색 조끼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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