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2021년 4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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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런 크룩이 정식으로 라이온이 된 것은 2015년, 그녀의 그래서 파라다이스에서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는데 우연히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였다. 하지만 크룩의 이야기는 그녀 몇 년 전 자신의 도움을 받으러 왔던 라이온들 중 한 명과
의 부모, 그리고 파라다이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라다이 마주쳤다. 운명은 결정된 것 같았다. 그는 라이온이 되었
스는 시에라네바다산맥 산기슭에 자리 잡은 북부 캘리포니 고, 4–C1지구의 총재로 봉사했다. 크룩에 따르면 자신의
아의 한 마을 이름으로, 크룩의 부모님은 1998년 그곳으로 아버지는 많은 회원이 별도의 클럽을 결성하기 위해 떠난
이사했다. 실제로 그들은 파라다이스 바로 위의 지역인 매 후 클럽을 지키는 일에도 도움을 주었다. 크룩은 “어머니
갤리아에 살았는데, 많은 이들은 그곳을 그냥 파라다이스 와 아버지, 그리고 다른 두 부부가 함께하며 클럽을 재건했
라고 부른다. 그곳은 파라다이스, 즉 낙원 그 자체인 곳으 습니다”라고 말한다.
로 참나무와 소나무로 가득 차 있다. 찰리는 2017년 1월에, 팻은 11월에 세상을 떠났다. 그들이
병을 앓고 있는 내내 클럽은 크룩의 곁에 있었다. 아버지가
파라다이스 돌아가신 후 가진 첫 모임에서 그녀는 방에 있는 모두를 바
그녀가 뒷문 밖을 내다보면 초록의 숲이 보인다. 집의 데크 라보며 자신의 심정을 전했다.
에는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크룩과 그녀의 가족이 전 “제가 이 클럽에 가입했을 때 여러분은 제 부모님의 친구
에 살았던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과 달리 이곳에서는 자 였습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제 가족입니다.”
연이 밀착되어 있다. 삶과 직무 기술 워크숍 리더로 일했던
직장에서 은퇴한 뒤 크룩이 부모님을 따라 이곳에 온 것은
나무 때문이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이사할 예정이었지
만 남편은 이사 11일 전에 세상을 떠났다. 직업도 배우자
도 없이 남겨진 크룩은 상실감을 느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알지 못
했다. 그녀가 알고 있었던 것은 연로한 부모님이 파라다이
스 호스트 라이온스클럽의 저녁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산
길을 따라 운전하길 원치 않는다는 것뿐이었다. 차를 운전
해 부모님을 모임에 모셔다드리고 다시 모시고 오면서 그
녀는 자연스럽게 모임의 정규 참석자가 되었다. 그녀의 아
버지는 한 모임에서 "넌 언제 클럽에 가입할 거니?”라고 물
었다. 그녀의 대답은 ‘그날 밤’이었다.
크룩은 그녀의 부모님, 찰리와 팻 매킨타이어가 1990년대 화재(2018)
에 라이온스에 가입한 후부터 라이온스에 대해 알고 있었 불이 난 날 아침, 하늘은 푸르고 맑았다. 이웃들이 대피해
다. 찰리는 음료 회사 펩시에서 지역 관리자로 일하다가 은 야 한다고 말했을 때 크룩은 시간을 들여 차에 짐을 실었
퇴한 후 새로 할 일을 찾고 있었다. 그는 1970년대에 아이 다. 운전하면서 그녀는 화재의 조짐을 보았다. 산에서 내
들이 길을 잃었을 때 신원을 확인하기 위하여 아이들의 사 려가는 게 가장 빠른 출구였지만 산으로 올라가 숲속 깊이
진을 찍고 지문을 채취하는 일을 하는 자신을 라이온스가 들어가는 게 유일한 탈출구라는 걸 알아차렸다. 보통 차로
도와준 것이 기억났다. 1시간 30분 걸리던 것이 5시간 30분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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