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2018년 12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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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도시의 클럽
도시에서 클럽이 생겨난 것은 런던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1669년, 런던에서 시빌(시민)클럽이라는 단체가 회합을 가
졌다고 하는 기록이 있는데, 그 클럽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
다. “회원은 각자의 직업 활동에 있어서 서로의 이익을 우선
한다.”
참으로 솔직하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클럽은 후에 일반인들에게서 비판받고, ‘자기를
초월하는 봉사’를 내세우게 되지만, 1900년대 초의 시카고
에서도 그와 유사한 클럽이 몇 개 있었다. 클럽이 무언가 봉
사를 내세우게 된 것은 아직은 나중의 일이다. 없는 상태였다. 대도시 시카고이니만큼 서클 또한 다종다양
존스가 참석한 비즈니스 서클도 그 당시의 시카고 직종 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류제 클럽과 마찬가지로 ‘서로 돕기’를 내걸고 있었다. 결국 그러던 어느 날 존스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화제가
은 “식사를 하고, 기회를 넓히려고” 하는 셈이다. 그런데 이 튀어나왔다.
렇게 되면, 좀 더 실익이 있는, 돈을 벌 찬스를 제공해주는 “어떨까, 이 서클의 회합을 5월부터 10월까지 휴회하면…”
클럽은 없을까” 생각하게 된다. 고참 회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주 똑같은 얼굴뿐. 식사
명민한 존스는 그것을 직감했다. 비즈니스 서클을 떠난 사 같은 것은 어디서라도 할 수 있고, 회원이 줄어드는 것도 신
람들은 좀 더 강력한 커넥션을 찾아서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경이 쓰인다. 반년 정도 쉬어도 별 상관이 없다는 식이었다.
다. 직종이 분류된 클럽 외에도 여러 가지 서클이 있었다. 생 존스는 맹렬히 반대했다.
활개선 그룹, 동업자 단체, 공제조합, 사교클럽, 스포츠 동호 “반년 사이에 동료들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견딜 수 있다
회, 취미 모임, 그리고 종교단체 등등, 또 회원 상호부조를 면, 반년 뒤에도 얼굴을 대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모이는 날
목적으로 하는 단체도 물론 있었다. 그리고 그 어느 것이든 이 수요일이든 월요일이든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요는
지 동료들 간에는 관심이 있지만, 외부를 향한 관심은 전혀 회합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입니다. 회합을 하느냐 하지 않느
냐 하는 것은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1년을 통해서 계획을 세
운다면 어떻겠습니까?”
참으로 정론이다.
그러나 고참 회원들은 존스의 제안을 갑작스러운 비판으
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대신에 솜씨를 보자는 듯이 그를
1914년 1월부터 신년도 간사로 임명했다.
존스 간사가 되다
“비즈니스 서클은 폭넓은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성
과를 기대합시다. 다음 정기모임은 1월 17일 토요일, 시카고
시내 프란다스 호텔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다수의 회원이 적
극적으로 참석해 주시기를……”
어조는 밝고 낙천적이었지만 존스 자신은 그다지 적극적
이지는 않았다.
december 201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