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2024년9월 라이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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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서랍”





                                                              이제 12살이 된 지금의 예트카 야기즈는 아버지가 제게 매우
                                                              소중한 선물을 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아버지의
                                                              믿음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되새기며, 제 마음의 세 번째
                                                              서랍을 열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음이 더욱 설렜습니다. 그리
                                                              고는 곧 여기는 아주 새카맣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
                                                              만, 검은색이 항상 어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

                                                              검은 서랍의 정중앙을 깊이 들여다보았습니다.
                  평화에세이 대상 수상자                                저는 모든 사람들이 제게 계속해서 “난 못해, 조심해, 이것은
                  예트카 야기즈 데미르타스                               어려워”라고 말하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제 눈에서
                                                              희미한 희망의 빛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 예
                  오늘 저는 긴 여정을 위해 모든 용기를 끌어모았습니다. 그리           트카! 큰 꿈을 꿔!”
                  고 제 마음의 서랍을 열어보았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저는 희망과 상상에 눈을 감아버린 ‘진짜 시각장애인’들 사이
                  들은 언제나 맨 위에 있기 때문에 저는 윗 서랍부터 열어보기           에서 제 마음을 자세히 바라보았습니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시작했습니다. 그곳에는 일상적인 것들이 있었습니다. 해야             들고 꿈을 꾸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의 말처럼 저는 색깔을
                  할 일들, 공부하기, 먹기, 양치하기 등 많은 일상적인 것들을          볼 수는 없지만, 상상 속에서 무지개에 수천 가지 색깔을 입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제가 찾고 싶은 중요한 목표           힐 수 있었습니다. 흰색이 항상 밝은 것도 아니고, 검은색이
                  가 아닙니다. 그래서, 첫 번째 서랍을 조심스럽게 닫았습니다.          항상 무서운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모두 우리 마음의 서랍
                  이제 두 번째 서랍을 열어볼 차례입니다. “이번엔 진짜 목표           속에 쌓인 오해입니다.
                  를 찾아보자”라고 말했습니다. 거기에는 조금 다른 것들이 있           네 번째 서랍은 없습니다.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새 서랍이 항
                  었습니다. 제가 간직하고 있는 인상 깊은 추억과 상징적인 물           상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검은 빈 서랍을 꿈으로
                  건들이었습니다. 그중에는 부모님이 제게 주신 현관문 열쇠도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혼자 집에 갈 일은 없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과 저의 자신감은 제가 잘하고 있다

                  그때 저는 이 선물의 진짜 의미는 ‘여기가 나의 집이고, 나는          고 말해줍니다.
                  이 집의 일원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            아버지의 바람대로, 저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
                  습니다. 다음으로, 9살 생일에 아버지가 선물해주신 노트를            니다. 이것은 시각장애인에게는 꿈같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발견했습니다. 첫 페이지에는 아버지가 남긴 글이 있었습니             하지만 저는 해낼 수 있는 용기가 있습니다. 지금 저는 수영
                  다. “나의 아들, 나의 자랑, 나의 사랑아... 아빠는 우리 아들       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합니다. 제가 해낼 수 있다고 꿈꿨기
                  이 이 노트에 있는 페이지들처럼 수많은 페이지에 기록하고,            때문입니다. 이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큰 꿈을 꾸는
                  나중에는 아주 중요한 과학자가 될 것이라고 믿어. 행운을             일’을 계속 해나 갈 때입니다. 저의 여정은 희망으로 가득합

                  빌고, 사랑한다. 아빠가.”                             니다. 그리고 영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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